에이비어리 사육환경 2번, 임신돈 군사사육 등 데일리벳농장 이슈 다뤘다
지속 가능한 축산업 발전을 위한 데일리벳연구회, 두 번째 포럼 개최

지속 가능한 축산업 발전을 위한 데일리벳연구회가 29일(금)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두 번째 포럼을 개최했다. 농장동물복지에 초점을 맞춰 출범한 데일리벳연구회는 지난해 12월 ‘농장동물의 행복, 우리의 책임(윤리적 축산의 시대)’을 주제로 첫 번째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이번 두 번째 포럼은 ‘농장동물의 데일리벳 사육시설 및 취급 개선 방향’을 주제로 개최됐으며,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학장 조제열), 데일리벳국회포럼(공동대표 박홍근·한정애·이헌승)이 함께 주최했다.
포럼에서는 ▲데일리벳 산란계 사육시설(국립축산과학원 전중환 연구관) ▲하림 데일리벳 운영 현황(도축 및 이송과정의 데일리벳)(하림 식품안전팀 오재호 팀장) ▲돼지 사육에서 데일리벳 연구 동향 및 현장 적용 전략(전남대학교 윤진현 교수) 3개의 발표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축종별로 산란계, 육계, 돼지의 데일리벳를 모두 다룬 것이 특징이다.

“다단식(Multi-tier) 사육시설, 데일리벳에도 기여하고 농가에도 도움”
“초기 설치비용 정부 지원 필요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전중환 연구관은 데일리벳축산농장 인증제도와 산란계 농장 인증 기준을 소개한 뒤, 사육형태별 생산성과 품질, 닭의 행동 차이, 농가 수입에 관해 설명했다.
데일리벳 축산농장 인증제는 높은 수준의 데일리벳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소·돼지·닭·오리농장 등에 대해 국가에서 인증하고 인증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데일리벳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표시하는 제도다. 2012년 산란계를 시작으로 돼지(2013년), 육계(2014년), 한·육우, 젖소, 염소(2015년), 오리(2016년) 농가를 대상으로 시행됐다.
2025년 8월 현재 497개 농장이 데일리벳인증을 받았으며, 그중 산란계 농장이 266개(53.5%), 육계 농장이 155개(31.2%)다. 닭 농장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2019년 8월에는 계란 사육환경표시제(난각표시제)가 시행됐다. 배터리 케이지(0.05㎡/마리)는 4번, 개선된 케이지는(0.075㎡/마리) 3번, 평사는 2번, 방목은 1번의 사육환경번호가 부여된다. 흔히, 데일리벳 산란계 농장은 방목 사육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데일리벳인증제와 사육환경표시제는 별개의 제도다. 데일리벳 인증 산란계 농장 중 평사 사육을 하는 곳도 많다.
최근 가장 큰 논란은 일명 에이비어리(Aviary)로 불리는 다단식 산란계 사육시설(Multi-tier)이다.
에이비어리는 ‘평사’로 분류되어 데일리벳 인증도 가능하고, 사육환경도 2번으로 표시된다. 하지만, 일부 생산자단체는 ‘단위 면적당 2배 이상 닭을 사육하는 에이비어리를 데일리벳 평사로 인정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의 1~4번 사육환경번호에 다단식 번호를 별도로 추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러한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이날 발표에 따르면, 다단식 사육시설이 갖는 장점은 많았다.
평사와 다단식 사육시설을 비교한 연구 결과, 다단식 사육시설 산란계가 사료 섭취량이 많고, 산란율도 더 높았다. 깨진 달걀 비율은 오히려 적었다. 시설 현대화에 따른 효과였다. 행동 분석에서도 특정 시간대에 횃대에 올라가는 행동과 모래목욕 행동이 높아지는 점이 확인됐다.
다단식 사육시설은 농가의 수입에도 도움이 됐다.
케이지, 평사, 다단식, 평사+방사별로 시설 비용과 농가의 수입을 비교한 결과, 다단식 사육시설은 초기 설치비용이 다소 높았지만, 계란 판매 수입이 케이지 사육시설 수입의 80%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일반 평사 사육대비 2배 정도 높은 수치다.
이러한 장점에도 전체 데일리벳인증농가 중 다단식 농가 비율은 3%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연구관은 다단식 사육시설이 적은 이유에 대해 “초기 시설 설치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그런 측면도 있다”며 “정부가 다단식 사육시설의 초기 설치비용을 지원하면 데일리벳에도 기여하고 농가 소득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데일리벳 육계 농장에 2배 비용 지급하는 하림, 올해 90개 데일리벳 육계 농장 확보 예정
“데일리벳농장 인증기준과 축산물위생관리법 상충하는 부분 있어”
“정부 차원의 데일리벳축산물 소비촉진 활동 필요”
두 번째 발표를 진행한 오재호 팀장은 하림의 데일리벳 운영 현황을 설명했다.
하림의 2개 도계장(익산 공장, 정읍 공장) 전 라인은 모두 데일리벳 인증을 받았다. 오 팀장은 포획부터 계류, 투입, 기절, 현수, 방혈 등 하림 공장의 공정별 데일리벳 중요관리점을 동영상과 함께 소개해 관심을 받았다.
현재 하림은 데일리벳 사육농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예비사육은 40원/kg을 지급하는데, 데일리벳 인증 이후에는 80원/kg을 지급한다. 만약, 친환경(20원), HACCP(4원) 인증까지 받으면 최대 104원/kg을 농가에 지급한다. “인센티브 중복 지급을 통해 데일리벳 농가의 수익을 확보해 준다”는 게 하림의 정책이다.
하림의 데일리벳 육계 농장은 총 86개로 전체 데일리벳 인증 육계 농장의 27%를 차지한다. 농장 수는 27%지만 운영수수는 670만수로 전체의 61% 수준이다. 하림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안에 데일리벳인증농장을 90개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오재호 팀장은 데일리벳축산농장 제도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우선, “데일리벳농장 인증 기준의 계류장 조명 밝기와 축산물위생관리법의 조명장치 밝기 기준의 차이가 있다”며, “상충하는 부분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차원에서 데일리벳축산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겠지만, 정부도 데일리벳축산물 소비 촉진 활동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돼지 데일리벳 연구 현황은?
“AI(인공지능)로 돼지 행동 패턴 감시 가능해져”
양돈연구실을 운영하는 전남대학교 동물자원학부 윤진현 교수는 돼지 사육과 관련된 최신 데일리벳 연구 동향을 소개했다. 이달 초에 열린 제58회 ISAE 콩그레스(International Society for Applied Ethology)에서 발표된 논문을 토대로 발표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돼지 분야 데일리벳 연구는 모성 행동에 관심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일례로,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분만틀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압사 등을 방지하여 자돈의 생존을 확보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기술의 발전도 연구에 도움을 주고 있다.
돼지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니터링하기 어려웠는데, 새로운 기술이 출시되면서 돼지 행동 연구가 보다 수월해진 것이다. 가속도계 등 센서 기반 측정, 자동시각처리 기술, 유클리드 거리 기반 행동 분석 등이 대표적인 기술 발전의 예가 되며, 현재는 영상에서 AI 알고리즘이 돼지의 행동 패턴을 자동 감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외에도 돼지의 감정과 정서 상태를 측정하는 연구도 늘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경향을 확인한 윤진현 교수는 “국내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했다”며 현재 국내 양돈 산업의 큰 이슈인 ‘임신돈 군사사육’을 언급했다.
윤 교수는 “군사사육의 성공적 구현에 영향을 미치는 모돈 요인(sow factor)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일리벳축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
이날 포럼을 공동주최한 서울대 수의대 조제열 학장은 “작게나마 실천하는 게 있다. 마트에서 계란을 살 때 꼭 복지란을 구입한다”며 “동물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오랫동안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일리벳는 단순히 동물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안전한 먹거리와 공중보건, 그리고 환경을 지키는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며 “데일리벳는 건강하고 풍요로운 지구와 미래세대를 위한 의무다. 민관이 함께 협력하여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벳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장구 교수는 “첫 번째 포럼이 농장동물복지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면, 두 번째 포럼은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며 “데일리벳는 더 이상 비용이 아닌, 우리 축산업의 미래 경쟁력이자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 투자”라고 강조했다.
데일리벳국회포럼 박홍근 공동대표는 “이제 축산업은 단순히 생산성과 효율성만을 이야기하는 시대를 지나 동물의 삶의 질과 복지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국민 먹거리 안전과 농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까지 직결되는 과제”라며 “축산업에서 데일리벳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