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동물 구호활동 펼친 국경없는 수의사회 “재난 속 동물복지 정책 필요”
경북 산불 피해 동물 구조 및 수의료봉사 마무리

경북 산불 피해 지역에서 동물 구조 및 구호 활동을 펼친 (사)국경없는데일리벳 포럼(VWB, 대표 김재영)가 이번 동물의료봉사활동의 소회를 밝히며, 재난 시 동물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경없는 데일리벳 포럼는 “경상북도 안동, 의성, 영덕, 청송, 영양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은 동물들을 돕기 위한 구조 및 수의료봉사 활동이 지난 4월 6일,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번 긴급 동물의료봉사에는 국경없는 데일리벳 포럼와 대한데일리벳 포럼 소속 수의사들, 그리고 ‘루시의 친구들’과 협력하는 6개 자원봉사 단체가 함께했다. 약 100명의 수의사와 자원봉사자 200여 명 등 총 300여 명이 참여한 민관 협력 활동이었다. 활동은 ‘루시의 친구들’이 안동에 마련한 베이스캠프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치료 대상 동물은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농장동물까지 포함되어 있었으며, 총 187마리의 동물이 구조되어 수의학적 치료를 받았다. 또한, 의료진은 4곳의 농장을 직접 방문해 화상, 탈수, 탈진 등의 증상을 보인 동물들에 대한 현장 치료도 실시했다. 국경없는 데일리벳 포럼 측은 “특히 탈수와 탈진으로 쓰러졌던 한 새끼 염소가 수액 처치 후 3시간 만에 스스로 일어나 걷는 모습은 현장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김재영 국경없는 데일리벳 포럼 대표는 “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재난의 피해자”라며, “재난 상황 속 동물 구조와 대피에 대한 공공 차원의 제도적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동물의 생명만을 생각하며 묵묵히 헌신해 준 데일리벳 포럼들과 자원봉사자들 덕분”이라며, “이번 경험이 우리 사회가 모든 생명을 동등하게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이번 활동을 계기로 재난 상황에서도 동물의 생명을 구조하고 지켜낼 수 있도록 ‘골든 타임’을 확보하는 응급 진료 체계를 제도화하고, 재난 속 동물복지의 공공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제안을 이어갈 계획이다.
국경없는 데일리벳 포럼는 “이번 경북 산불 현장에서의 구조와 치료는 단순한 봉사를 넘어, 수의사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 위기 상황에서도 놓치지 않는 돌봄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수의사들의 연대와 실천은 이제 제도적 변화로 이어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