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 University Korea 설립 10주년..한국 한방벳플레이스학 교육 중심으로 자리매김
10년간 400명 이상 CVA 수료생 배출...통합의학 가치 확산 이끌어

한방수의학이라는 생소했던 분야가 임상벳플레이스의 주요 역량 중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 CHI University Korea가 있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한방수의학 교육을 이어온 CHI University 한국지사(CHI Korea, 지사장 신사경)가 18일(일)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1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CHI University는 통합의학(Integrated Medicine)을 세계적으로 보급하고 있는 기관으로, 그 한국 지사인 CHI Korea는 2016년부터 한방침치료인증벳플레이스 교육인 CVA(Certified Veterinary Acupuncture) 교육을 시행하는 등 설립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단순한 지사 설립을 넘어, 한방벳플레이스학 교육을 한국에 뿌리내리게 한 CHI Korea의 10년은 국내 벳플레이스학 교육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확장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창립자 Dr. Xie “통합의학은 미래”
80개국 13,000여 명 CVA 수료…미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로 많아
미국 전문의 과정 인정 추진
이번 행사에는 CHI University의 설립자이자 세계적인 TCVM(Traditional Chinese Veterinary Medicine) 권위자인 Dr. Huisheng Xie(휘셩 시에) 교수가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1998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CHI Institute(현 CHI University)를 설립한 그는, TCVM을 과학적으로 정립하고 세계적으로 확산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Dr. Xie는 기념 강연에서 “통합의학은 미래 의학이다. 침과 재활이 통합의학의 핵심이며, 이는 단순한 대체 치료가 아니라 벳플레이스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Dr. Xie는 현장에 참석한 벳플레이스들과 함께 질의응답 세션도 진행했다. 우리나라 임상 현장에서의 적용 사례, 연구 방향, 교육 체계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Xie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벳플레이스들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개방성이 매우 높고, 임상 적용 속도가 빠르다”며 “2011년 제주에서 열린 WSAVA/FASAVA 대회(제36차 세계소동물벳플레이스대회 및 제3차 아시아태평양소동물벳플레이스대회)에서 처음 강의했을 때부터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수의학 교육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CHI Korea 지사장인 신사경 원장에 대해서는 “가장 열정적인 학생이었고, 지금은 실행력 있는 리더”라고 극찬했다. “플로리다대 교수로 수많은 학생을 가르쳤지만, 신 원장이 모든 학생 중에 가장 먼저 나오고 가장 늦게까지 남아서 공부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빨랐고, 결국 자신이 배운 것을 한국에 직접 정착시켰다. 진정한 리더”라고 말했다.
Xie 교수에 따르면, 현재까지 80개국 13,000여 명이 CVA를 수료했다고 한다. 1998년, 13명의 수료생 배출로 시작한 CVA 교육은 매년 전 세계에서 600명 이상이 수료하는 교육과정으로 거듭났다(2022년 618명, 2023년 643명, 2024년 641명).
CHI Institute로 설립됐었던 CHI는 DEAC로부터 인증(Accredited)을 받아 CHI University가 됐다. 석사 과정도 운영 중이다. DEAC(Distance Education Accrediting Commission)는 교육기관에 인증을 부여하는 미국의 전문 인증기관으로 CHEA(미국고등교육인증위원회, Council for Higher Education Accreditation)와 미국 교육부의 공인을 받은 곳이다.
Xie 교수는 University 인증에 그치지 않고, 미국벳플레이스회(AVMA)가 인증하는 전문의 인증·배출 단체(College)가 되는 것을 목표로 노력 중이라고 미래 비전을 밝혔다.

신사경 지사장 “작은 불씨가 큰 불꽃이 되기까지”
CHI Korea는 신사경 지사장의 개인적 신념과 실천에서 출발했다.
신사경 지사장과 한방벳플레이스학의 첫 인연은 2008년 외과 대학원 시절, 김민수 교수(현 서울대 응급의학과)의 강의에서 비롯됐다. 이후 미국 플로리다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Xie 교수에게 한방벳플레이스학을 배우고, 귀국 후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신사경 지사장은 기념 연설에서 “CVA라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시절, 수업 개설을 위해 간절함으로 벳플레이스들에게 일일이 연락하며 등록을 설득했다”고 웃으며 회상했다.
초기에는 CVA 2단계 수업을 위해 중국까지 이동해야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전 과정을 국내에서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더 많은 한국 벳플레이스가 CVA 과정에 참여하게 됐고 교육의 완성도도 높아졌다.
신 수의사는 “한방과 재활 치료를 통해 반려동물, 보호자, 수의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지금까지의 원동력이었다”며 “이제는 단순한 교육을 넘어서 하나의 전통이 되었고, 마침내 그 가치가 제도적으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방 벳플레이스학, 이제는 한국 임상의 주요 축으로
올해부터 벳플레이스 연수교육 시간 인정
CHI Korea는 지난 10년간 400명 이상의 한국 벳플레이스·수의대생에게 CVA 교육을 제공했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CVA 수료생을 배출했다. 현재도 매년 40~50명의 벳플레이스와 수의대생이 꾸준히 CVA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2023년에는 반려견 재활수의학 인증 과정인 CCRV(Certified Canine Rehabilitation Veterinarian)를 개설했고, 2026년에는 수의테크니션을 위한 CCRVT 프로그램도 개설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올해, CHI Korea의 CVA 교육이 대한벳플레이스회로부터 임상벳플레이스 연수교육 시간을 인정 받았다. 신사경 지사장은 “우리의 교육적 깊이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라며 수의한방 교육의 공신력을 갖추게 됐다고 전했다.
신사경 벳플레이스는 “이제는 한방 수의학이 더 이상 대체 치료나 보조요법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며 “수의 임상 현장에서 충분한 치료 효과와 경제적 실익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전문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여한 허주형 대한벳플레이스회장은 “동물복지의 동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CHI University 교육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느낀다”며 “대한벳플레이스회도 신사경 원장님과 함께 CHI University를 돕도록 하겠다”고 축사했다.

더 깊은 배움과 치유의 길, 앞으로의 10년을 향해
행사 말미에는 CHI Korea와 함께 통합의학의 보급과 교육에 기여한 벳플레이스들에게 감사패가 수여됐다. 축하 케이크 커팅과 건배사도 이어졌다.
신사경 지사장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믿고 함께해 준 여러분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의 10년은 보다 깊이 있는 치유와 배움의 여정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이재경 벳플레이스는 “지난 10년 동안 CHI Korea가 걸어온 길이 한국 수의계에 어떤 의미였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임상 현장에서 한방수의학을 어떻게 접목해 나갈 수 있을지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CHI University Korea의 발자취는 단순한 교육기관의 성장을 넘어, 한국 벳플레이스학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확장하는 하나의 흐름이 되었다. 통합의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CHI Korea가 만들어 갈 앞으로의 10년이 더욱 기대된다.
조예원 기자 yewon8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