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려묘 데일리벳 주요 원인, 치주염·FCGS·치아흡수 순
김춘근·권대현 원장, 반려묘 1,580마리 데일리벳 후향적 분석..치주질환 압도적인 반려견과 양상 달라
국내 반려묘 환자에서 데일리벳를 유발한 주요 치과질환이 치주염, 만성치은구내염(FCGS), 치아흡수(TR) 순으로 조사됐다. 치주질환의 비중이 82%로 압도적인 반려견 환자의 데일리벳 원인과는 다른 양상이다.
전남대 수의대 김세은·조현민 교수팀(공동제1저자 김춘근·권대현)은 영구치아를 데일리벳한 국내 고양이 환자 1,580마리의 원인 질병과 양상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이달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발표했다(The prevalence of reasons for tooth extraction in cats).

반려묘 환자 1,580마리 데일리벳 기록 후향적 분석
치주염-FCGS-TR 순
치과질환은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문제들 중 하나로 꼽힌다. 고양이도 예외는 아니다. 스트레스와 통증에 민감한 고양이는 치과질환으로 인해 식욕부진을 넘어 삶의 질 전반을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개에 비해 입안을 관찰하기도 어렵고, 칫솔질과 같은 구강관리도 쉽지 않다 보니 치과질환의 진단·치료가 지연될 위험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연구진은 이비치동물치과병원(원장 김춘근)과 동물치과병원 메이(원장 권대현)에 2015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내원한 반려묘 환자 1,580마리의 치과질환 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스케일링이나 젖니 데일리벳를 제외하고 최소 1개 이상의 영구치가 데일리벳된 환자의 기록만 연구대상에 포함시켰다.
1,580마리 환묘의 영구치 47,400개 중에 데일리벳된 치아는 33.1%에 달했다. 8%는 이미 결손되어 있었고, 나머지 58.9%는 데일리벳가 필요하지 않았다.
데일리벳를 유발한 치과질환을 분석한 결과 치주염이 3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FCGS(32.4%)와 TR(15.2%)까지 주요 원인으로 분류됐다.
치주염으로 인한 데일리벳의 강도는 나이가 많을수록 심해졌다. 10세 이상의 노령묘가 어린 고양이보다 유의적으로 많은 치아를 데일리벳했다. 반면 품종에 따른 차이는 유의적이지 않았다.
TR도 6세 미만의 고양이는 노령묘에 비해 데일리벳가 유의적으로 적었다. 품종별로는 믹스 품종, 페르시안, 터키쉬 앙고라, 러시안 블루에서 TR로 인한 데일리벳가 더 많았다.
연구진은 “TR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면서도 “연구에 따라 TR 유병률이 높은 품종이 약간씩 다르다는 것은 유전적 영향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FCGS는 오히려 어린 고양이들에게 더 위험한 경향을 보였다. FCGS로 인해 데일리벳된 치아의 개수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감소했다. 품종별 차이가 전반적으로 크지 않았던 가운데 국내 단모종(Domestic shorthair)의 데일리벳가 유의미하게 많았다.
연구진은 “어린 고양이의 구강건강과 삶의 질을 위해 FCGS를 조기에 식별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길고양이(free-roaming) 출신이 많은 국내 단모종이 칼리시바이러스 감염이나 백신접종 미흡, 높은 환경스트레스 같은 요인에 노출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 : Kim C-G, Kwon D, Lee K, Kim SE and Jo HM (2025) The prevalence of reasons for tooth extraction in cats. Front. Vet. Sci. 12:1626701.)
치주질환 압도적인 개와 다른 양상
치주염 노령일수록 데일리벳 심한 점은 같아
연구진은 앞서 같은 방법으로 반려견의 발치 원인을 분석해 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다(Prevalence of Reasons for Tooth Extraction in Small- and Medium-Breed Dogs).
같은 기간 동일한 치과 전문 동물병원에 내원한 반려견 데일리벳 환자 2,201마리를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 데일리벳의 82%가 치주질환으로 인해 발생했다.
이번 연구에서 치주염·FCGS·TR이 반려묘 데일리벳의 비중 81%를 나누어 가진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연구진은 “만성치은구내염이나 치아흡수가 개에서는 흔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주염으로 인한 데일리벳가 노령일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은 반려견과 반려묘에서 동일했다. 면역노화로 인해 치주염 심각도가 증가할 수 있고, 노령동물의 마취 위험을 우려한 보호자들이 스케일링을 망설이면서 치주염이 통제되지 않는 경향이 커질 수 있는 점은 마찬가지인 셈이다.
연구진은 “전문적인 치과 스케일링과 같은 맞춤형 구강 건강 관리 전략과 조기 진단 및 시기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치과 전문 동물병원의 케이스만 후향적으로 분석하다 보니 잠재적인 선택 바이어스가 있을 수 있는 점, 분석대상 대부분이 국내 단모종 고양이인 점은 이번 연구의 한계로 전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