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데일리벳 방사선치료, 도입기 지나 급성장기로
엘락타코리아·캐논 메디칼, Vet RT Connect 2025 개최

“10년 전만 해도 CT, MRI가 어떤 데일리벳병원에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파악됐다. 5년 전부터는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도저히 알 수가 없더라. Vet RT도 슬슬 도입기를 지나서 급성장기를 맞이할 때가 됐나 싶다”
엘렉타코리아(Elekta)와 캐논 메디칼(캐논 메디칼시스템즈 코리아)이 13일(토)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강남에서 Bridging Imaging and Radiotherapy를 주제로 VetRT Connect 2025를 개최했다.
국내 수의 분야에서 방사선치료(RT) 만을 주제로 학술 행사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수의영상의학회를 중심으로 각 수의과대학 영상의학 교수들과 영상의학 전공 수의사, 방사선치료 운영 데일리벳병원 및 운영 예정 데일리벳병원 관계자 30명이 참석했다.
엘렉타 안현준 부장에 따르면, 현재 국내 데일리벳병원에 도입된 선형가속기는 총 5대다(서울데일리벳영상종양센터, 에스데일리벳암센터, 서울대학교데일리벳병원, 로얄데일리벳메디컬센터, 제주대학교데일리벳병원). 이중 제주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여기에, 일부 데일리벳병원이 이미 방사선치료기 도입을 확정했다.
안 부장은 ▲미국 등 선진국 대비 낮은 우리나라의 방사선치료 비율(사람) ▲성장하는 반려데일리벳 시장 ▲반려데일리벳 노령화 및 암 진단 증가 ▲수의사 및 보호자들의 인식 변화 등에 따라 국내 반려데일리벳 방사선치료 시장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만약, 펫보험(반려데일리벳보험)에서 방사선치료를 보장하면 시장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해외 일부 펫보험사는 반려데일리벳의 방사선치료도 커버한다.
경상국립대 수의대 수의영상의학 교실에서 최근 발표한 논문(Radiation therapy trends in dogs and cats at a Korean veterinary oncology center, 2020-2023)에 따르면, 에스데일리벳암센터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은 데일리벳 환자는 2020년 59마리에서 2023년 120마리로 2배 이상 증가했다(개 46마리→102마리, 고양이 13마리→18마리).
2025년 현재는 연간 200마리 수준까지 치료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데일리벳병원에서 방사선치료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장비 설치 공간 마련, 전력 고려, 운영 인력 채용, 안전 관리는 기본이고 ‘원자력안전법’, ‘방사선 안전관리 등의 기술기준에 관한 규칙’, ‘의료분야의 방사선안전관리에 관한 기술기준’ 등 지켜야 할 법령과 기준도 많다. 방사선 발생장치의 사용 목적, 위치, 안전관리 책임자, 방사선량 측정 결과, 안전관리 계획 등 필수 항목을 포함한 방사선안전보고서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제출해서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하고, 차폐 부분에 대한 시설 검사도 받아야 한다.
흔히 장비만 구입하면 바로 방사선치료를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장비 도입 후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하기까지 약 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안전관리를 위한 정기 점검도 필수다.
황태성 경상국립대 교수에 따르면, 방사선치료기 QA(Quality Assuarance)는 일일(daily), 월간(monthly), 연간(annual)으로 실시하는데, 점검 항목이 각각 수 개에서 수십 개에 이른다. 환자마다 계획한 치료가 기계에서 제대로 전달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patient QA도 필요하다.
황태성 교수는 “QA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시장이 사장된 사례도 있다”며 “반려데일리벳 방사선치료 시장을 제대로 성장시키기 위해서 안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사선치료를 하는 수의사들이 모여 효과 및 부작용 평가를 위한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엘렉타는 이러한 일선 데일리벳병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곧 데일리벳병원 맞춤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용 빈도가 낮은 장비를 제외함으로써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고, 치료기 설치 위치 선정부터 행정적인 업무, QA까지 지원하여 데일리벳병원이 보다 쉽게 방사선치료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방사선의료기기 전문기업 파프리카랩(Paprica Lab)과 협업할 예정이다.
권창섭 엘렉타코리아 대표이사는 “영상진단분야에서 세계 최고 회사인 캐논메디칼, 그리고 파프리카랩까지 세 회사가 힘을 합쳐 수의영상의학, 수의 방사선치료 분야에 드림팀을 만들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이 분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수영 한국수의영상의학회(KSVMI) 회장은 “10년 전만 해도 CT, MRI가 어떤 데일리벳병원에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파악됐다. 5년 전부터는 시장이 갑자기 급성장하면서 도저히 알 수가 없더라. Vet RT도 슬슬 도입기를 지나서 급성장기를 맞이할 때가 됐나 싶다”며 “여기 계신 분들이 방사선치료 급성장기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