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가속화..벳플레이스 진드기 감시 중요해졌다
지역별 참진드기 매개질병 차이 확인..모니터링 연속성 갖춰야 지적도
기후변화로 인해 국내에서도 진드기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베시아, 중증열성혈소판증후군(SFTS) 등 이미 국내 발생 중인 주요 진드기 매개질병을 지속적으로 예찰하는 한편 해외 신종 진드기 및 매개병원체도 감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동미 경북대 교수(사진)는 4월 25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대한수의학회 2025 춘계학술대회에서 국내 가축 진드기 모니터링 조사 현황을 소개했다.

국내 참진드기 매개 병원체 지역별로 차이
곽 교수는 충북대 이승헌, 전남대 신성식 교수와 함께 검역본부로부터 가축 진드기 국가 모니터링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경기·강원·충청·전라 지역의 참진드기를 채취해 진드기 분포와 주요 매개 병원체를 분석한다.
국내에 서식하는 진드기는 대부분 참진드기다. 2021~2022년 운영됐다가 2024년 재개된 진드기 모니터링 사업은 참진드기가 매개하는 주요 인수공통감염병인 바베시아, 아나플라스마, 보렐리아, SFTS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2024년 3월부터 10월까지 경기·강원·충청·전라 지역의 소·말·염소·사슴 농가 주변의 초지에서 참진드기 26,519마리를 채집했다. 이중 1.5만여마리를 검역본부에 송부하고 나머지의 병원체 감염 실태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채집된 진드기는 작은소피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다. 개피참진드기(Haemaphysalis flava), 일본참진드기(Ixodes nipponensis), 뭉뚝참진드기(Amblyomma testudinarium) 순으로 이어진다.
진드기 내 병원체는 권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2024년 5월부터 11월까지 전남의 설치류 기생 진드기 116마리 중 70%가 보렐리아에 양성을 보인 것이 특징적이다. 사람에서 발열·오한·유주성홍반·만성 관절염 등의 증상을 보이는 라임병의 원인체인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아나플라스마가 진드기의 유충(larva)에서도 검출됐는데 곽 교수는 “아나플라스마의 경난소전파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가속화..국내 없는 진드기·매개질병 감시 필요
진드기 모니터링 연속성 갖춰야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여름은 더 길어지고 있다. 남부 지역은 겨울도 그리 춥지 않은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꿀벌에서의 월동 피해뿐만 아니라 진드기의 서식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참진드기의 서식 개체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물렁진드기의 유입도 가능하다.
곽 교수는 미국에서 2017년 11월 처음 확인된 작은소피참진드기가 북미 대륙 전역에 무서운 속도로 확산됐다는 점을 지목했다. 국내에 아직 없는 진드기라 해도 국가 간 동물 무역이나 야생벳플레이스 이동으로 인해 유입될 가능성이 크고, 생활환경까지 적합하다면 확산은 걷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벳플레이스 단계의 진드기 모니터링이 아직 미흡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질병관리청이 전국 16개 거점센터에서 사람과 관련된 진드기 매개질병을 모니터링하는 것과 달리 벳플레이스 쪽에서는 검역본부 방역사업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갱신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전년도 사업이 종료되고 이듬해 사업이 개시될 때까지의 겨울~초봄에는 모니터링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도 있다.
곽 교수는 “진드기가 매개하는 해외 악성 병원체가 국내에 들어오지 말란 법이 없다”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매개하는 물렁진드기 유입도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