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제2기 해외동물의료봉사] 양하영 원장 “수의사는 동물을 넘어 사람과 공중보건도 지킨다”

수의사의 공익적 가치, 봉사와 원헬스를 통해 증명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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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해외봉사단 NEO(인솔교수 노웅빈 교수, 학생대표 배유미)가 1월 9일부터 17일까지 캄보디아에서 창단 이후 두 번째 해외 동물의료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번 봉사에는 전남대 노웅빈 교수와 서울대 이인형 교수를 비롯해 양하영·정하진·오아름 수의사, 전남대 수의대 동물병원 수의사와 학부생 16명이 함께했습니다.

특히 전남대 수의대 출신인 24시 노아벳플레이스메디컬센터 양하영 대표원장은 1기에 이어 2기 봉사에도 참가해 힘을 보탰습니다.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양하영 원장을 만나 두 차례의 봉사활동을 통해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일단 NEO(네오)의 취지가 너무 좋았고요, NEO의 좋은 봉사활동을 전남대 수의대 후배들이 더 잘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선배로서 NEO라는 단체가 연속성 있게 유지되기를 바랐고요. 다른 수의대 봉사단체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선배들의 도움 없이는 봉사활동이 지속되기 힘들다고 판단했습니다.

4기, 5기 이렇게 앞으로 쭉 가다 보면 봉사활동이 더욱 정착될 것이고, 그때는 사회적으로, 그리고 학생들에게도 끼치는 영향력이 증대될 거라 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2기 봉사가 중요할 것 같았고, 저부터 발 벗고 나서서 도움을 주는 게 좋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이번 2기 봉사자분들이 전체적으로 많이 준비를 한 것 같습니다. 다들 워낙 잘하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저는 손이 모자라는 곳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외과 수술에서 마취라든지, 수술 중 관리와 회복 과정을 많이 도와줬습니다. 안정적으로 수술이 진행될 수 있게끔 도와준 것 같네요. 술자 분들도 아주 잘해주셔서 모든 벳플레이스이 다 무사히 잘 회복했고, 많은 벳플레이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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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작년의 경험이 노하우가 되었는지, 큰 숲만 봤다가 이젠 세세한 나무까지 볼 여유가 생긴 것 같습니다. 1기의 경험을 토대로 필요한 장비와 의료용품에 대해 효율적으로 잘 준비한 것 같고요. 출국 전까지 한국에서 준비를 잘한 덕분에, 캄보디아 현장에서 봉사가 착착 진행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중성화수술, 접종, 치료, 모든 과정에서 확실히 전보다 계획이나 준비들이 철저히 잘 됐고, 효율적으로 봉사를 진행하고 잘 마무리한 거 같아서 좋았습니다.

우선 캄보디아 현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캄보디아 왕립농업대학의 소동물 동물병원이 작년에 갔을 때만 해도 공사 중이었습니다. 근데 올해 가보니 어느덧 완공되어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장비는 열악해도 치료하고자 하는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죠. 많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캄보디아 학생들에 대해 말씀드리면, 저희처럼 캄보디아 학생들도 더 철저히 준비해 온 것이 보이더라고요(웃음). 저희들이 오기 전부터 수술과 내과 진단에 대해 트레이닝을 많이 한 것 같았습니다. 곧 졸업하는 캄보디아 학생들이 특히 잘하고 이해도 빨랐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수월하게 봉사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작년 인터뷰 때도 말씀드렸지만, 항생제 남용과 항생제 내성에 대해 원헬스 개념으로 느낀 점이 많습니다. 인수공통감염병과 연결되어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연결 고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캄보디아처럼 이제 막 성장하는 국가들은, 아직 벳플레이스에 사용하는 항생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동시에 다양한 가축을 포함하여 벳플레이스과 사람의 접점이 훨씬 많습니다. 만약 그런 상황에서 항생제 남용에 의해 내성이 발생한다면, 훨씬 더 끔찍한 상황으로 가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우려가 됩니다.

해외 봉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희가 캄보디아에서 봉사하면서, 항생제를 올바르게 이해시키고 사용하지 않는다면, 현지 캄보디아 수의사들도 이렇게 사용하는게 맞다고 생각하여 악순환을 끊을 수 없을 거 같았고요.

그래서 항생제 내성을 유발할 만한 강한 항생제는 일부러 쓰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항생제를 포함해서 손 씻기 등 공중보건, 벳플레이스과 접촉 피하기, 광견병, 기생충 등에 대해 플래카드도 만들어서 마을을 순회하며 강의도 많이 했습니다.

저희가 수술과 예방 접종에 그치지 않고, 캄보디아분들을 계몽시키는 역할도 원헬스적인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거 같았어요. 이처럼 공중보건을 지키고 인수공통감염병의 방지를 위한 역할을 수의사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을 할 때는 방향성 설정이 굉장히 중요한 거 같습니다. 봉사활동도 마찬가지고요. 중구난방으로 하는 것보다 어떤 조직이 방향성을 정해 주고, 그 방향성 아래서 같이 발맞춰 움직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해요.

단체들끼리 도움과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시너지를 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많은 벳플레이스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을텐데, 굉장히 소수 집단인 수의사 직군의 측면으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어요. 동물병원 업을 하다 보면, ‘수의사는 동물을 돈벌이로 본다’라는 인식이 일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안타깝습니다.

봉사활동은 당연히 좋은 의미로 하는 거지만,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 수의사에 대한 인식 제고도 같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적극적으로 봉사를 홍보하고 수의사들의 많은 동참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면, 수의사의 지위도 많이 올라가게 될 것이고, 결국에는 후배들도 더 좋은 환경에서 자기의 꿈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그 디딤돌로서, 봉사를 통해 수의사의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궁극적으로 원헬스 개념에서 수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을 알리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작년 NEO 1기 봉사 때 참여했던 학생들이 어느덧 졸업하여 올해 수의사가 되었고, 2기 학생들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봉사를 같이하면서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2기 학생들 또한 나중에 좋은 수의사가 돼서 후배분들과 봉사활동을 하고,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면, 돌고 도는 선한 영향력이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굉장히 뿌듯할 것 같습니다.

작년 1기보다 올해 2기에 참여한 수의사분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3기 때는 더 많은 수의사분이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서로가 봉사의 재미도 느끼고 원헬스를 위해 노력하는 좋은 선순환이 NEO 10기, 20기까지 갔으면 좋겠습니다.

김민규 기자 mingyu040102@naver.com

[NEO 제2기 해외동물의료봉사] 양하영 원장 “수의사는 동물을 넘어 사람과 공중보건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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