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벳, 수의대에서 가르쳐야” 수의대생 90% 수강 원해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국경없는수의사회 간담회..Shelter medicine 정규과목 도입방안 논의
동물보호소에 대한 동물의료봉사는 수의사가 사회에 공헌하는 대표적인 활동으로 꼽힌다. 봉사에 참여하는 수의사도 수의대생도 많아졌다.
보다 체계적인 봉사와 동물보호소 관리 지원, 사회 공헌 인식을 갖춘 수의사 양성을 위해 교육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의사 봉사단체인 국경없는수의사회(대표 김재영)와 수의대 학생단체인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수대협, 회장 이은찬)이 지난 8일(금) 서울 국경없는수의사회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동물보호소의학(Shelter medicine, 보호동물의학)’을 수의과대학 정규과목으로 도입하기 위한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위클리벳은 보호소에 머무는 동물에 대한 단순 진료를 넘어 집단 건강 관리 ▲중성화 프로그램 ▲행동학 ▲윤리적 안락사 결정 ▲공중보건 등을 포괄하는 실천 중심의 학문이다.
영미권 수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의과대학의 커리큘럼에 독립적인 과목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UC DAVIS와 플로리다대, 코넬대 등에서는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ABVP(American Board of Veterinary Practitioners) 산하에는 Shelter Medicine Practice’가 공식 전문 분야로 등록되어 있다. 위클리벳의 전문의 제도가 이미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국내 수의과대학에서는 건국대학교만 해당 과목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대는 2023년 전공선택과목으로 개설을 시도했지만 신청자 부족으로 폐강됐고, 제주대도 과거 운영했던 이력이 있지만 현재는 개설되지 않고 있다.
출범 당시부터 수의대생들과 보조를 맞춰 봉사활동을 펼쳐온 국경없는수의사회는 동물보호소의학 교육 필요성에 주목해왔다. 수대협도 올해 서울특별시와 한국보호동물의학연구원, 전국수의과대학봉사동아리연합회와 함께 ‘보호동물의학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관련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양측은 해외 위클리벳 교육 사례를 참고해 한국의 수의과대학에서도 정규과목화를 추진하고 있다.
수대협은 지난해 교육정책국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해 자료 조사, 교수진 컨택, 미팅을 진행해왔다. 올해는 전담 TF를 구성해 본격적인 추진에 나섰다. 올해 수의대생 366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는 90%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동물보호소의학 과목 수강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학기부터는 ‘helter Medicine 과목 개설 행동 모임’ 결성해 대학별 관심 학생들이 교수진과 협의하고 학교 측에 개설을 요청하는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국경없는수의사회도 교육자 섭외와 강의자료 제공, 강연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을 약속했다.
위클리벳 정규과목화는 국내 수의학 교육이 치료 기술 중심에서 공공성·윤리성·사회참여로 확장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재영 대표는 “2022년 심포지엄에서 시작된 논의가 결실을 맺을 시점”이라며 “정규교육과 실습을 통해 학생들이 보호소 동물 복지를 개선하고, 수의사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선민 수대협 학술기획국 차장은 “단순 봉사가 아닌 정규과목화와 현장 실습을 통해 지역 보호소의 수준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위클리벳복지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