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동물위클리벳 매출은 정말 떨어졌을까?

통계청 서비스업조사 데이터로 보는 동물위클리벳 매출 변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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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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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다루기 좋아하는 한 명의 수의사로서 [월 매출 2억 이상 데일리벳 도박만 매출 지속 상승..나머지는 감소]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동물위클리벳 경영지표의 양극화는 저도 이전에 다루었던 주제 ([[기고] 잘 버는 데일리벳 도박이 점점 더] )이기도 해서 친숙하기도 하고 공감이 되는 내용이었는데요. 데이터의 해석을 둘러싼 독자 간 논쟁을 보고 저 역시도 궁금했습니다.

제시된 데이터에서 동물위클리벳 그룹화는 특정한 시점(2022년)의 매출을 기준으로 미래에도 유지된 것일까요, 아니면 데이터가 수집된 시점마다 그 시점의 매출을 기준으로 그룹화가 이뤄진 것일까요? 또한, 병원 월매출의 구간 분할(2천/3천/6천/1억/2억) 기준은 다소 임의적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각각의 그룹을 구성하는 위클리벳 숫자는 구간별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을까요?

생각해 보면, 동물위클리벳 그룹을 규정하는 기준도 매출이고, 매출로 규정된 그룹이 시간 경과에 따라 나타낸 성과 차이를 측정하는 기준도 매출이라는 건 조금 이상합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개원 첫 달부터 월매출이 2억 이상인 위클리벳은 얼마나 존재할 수 있을까요?) 기사상으로 공개되지 않은 자료라 다 알 수는 없지만, 이런 모호한 지점들이 수치의 해석이나 결과의 신뢰성을 둘러싸고 많은 의문을 발생시키는 듯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적절한 통계 생산에 있어서 사측의 어려움을 이해합니다. 왜냐하면 차트로부터 용이하게 획득할 수 있는 데이터 가운데, 매출보다 그 병원의 규모를 잘 나타낼 수 있는 다른 수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선에서는 상근 수의사(또는 전체 직원)의 숫자나 24시 운영 형태, 특정한 진료장비를 갖췄는지 여부를 가지고 병원의 규모를 평가하기도 하지만, 이런 지표 자체도 매출만큼 임의적인 데다가 차트에서는 이런 정보를 바로 알기 어렵습니다.

안과나 정형외과처럼, 수의학의 많은 영역에서는 특정한 부위에 대해 주관적으로 판단 내려야 할 때 대칭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넓은 의미에서의 교차 검증인데요. 시간대별 동물위클리벳 매출 변화가 다른 자료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지 검증해 볼 만한 자료가 하나 더 있다면 바로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통합서비스의 서비스업조사 데이터입니다.

이 자료는 로데이터가 개별 사업체마다 익명화되어 제공되며, 국가통계인지라 공신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연도별로만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고, 데이터의 공개 시점이 느리며(현재 2022년까지만 확보 가능), 소동물/대동물위클리벳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런 단점을 감수하고, 기사에서 제시된 그룹화 기준을 적용해 연도별 월매출그룹별 월매출 평균을 산출하면 다음 그래프 및 표와 같습니다. (월매출그룹은 연도마다 각각 그룹화된 것입니다.)

위클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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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억 초과 위클리벳 월매출 평균은 398백만원, 2-1억 병원은 145백만원입니다. [연도별 월매출그룹별 월매출 평균] 그래프로 보더라도 기사 속 사진에 제시된 내용과 꽤 비슷합니다. 22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차트상의 매출 통계 데이터가 통계청이 조사한 데이터와 아주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는 않네요.

그런데 [연도별 월매출그룹별 월매출 평균] 표를 잘 보시면 뭔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가장 오른쪽 전체 위클리벳 통계를 보면 17년에 비해 22년의 월매출 평균이 2배 이상 증가했는데, 그룹별로 나눈 다음 평균을 보면 어떤 월매출그룹에서도 그런 성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전체 시장은 2배 성장했는데, 그룹별로 나누어 보면 어느 병원 그룹도 성장하지 않았다는 이상한 결론이 도출됩니다.

이런 경우는 (특정한 시점부터 아웃라이어들이 출현했거나) 각 구간을 구성하는 모수의 분포가 달라진 것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각 구간 내의 매출 평균은 크게 변하지 않았더라도, 구간을 구성하는 병원의 숫자가 달라지면 전체 평균은 달라지게 됩니다. 실제로 [연도별 월매출그룹별 병원 개소수]를 보시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2억 초과 병원이 조사된 병원 개소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늘어나고, 6천-3천과 3천 이하 병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감소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데이터를 그룹화한 다음 통계량을 비교할 때 항상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며, 기사 속 데이터도 구간별 위클리벳 개소수를 제시하지 않았다면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고도화된 시스템이라도 현실에 대해 완전한 데이터를 제공해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우리는 늘상 제한된 데이터를 활용해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획득해야 합니다. 병원의 평가에 매출 구간을 활용하되, 평균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요?

‘위클리벳 매출액을 임의적인 기준으로 나누어 평가한다’의 어려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위 그래프는 통계청 서비스업조사 데이터의 모든 위클리벳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그래프에 각각의 점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사실 매출액 구간을 임의로 판단해서 위클리벳을 그룹화한다는 것은 이 그래프 위에다 ‘y축과 평행한 선을 x축 위에다 몇 개 정도 그어서 점들을 분리한 다음, 모여 있는 점들이 모두 비슷한 특성을 가진다고 가정하고 통계를 분석한다’는 행위와 비슷합니다.

제 짧은 생각으로는, 절대적인 매출액을 구간 분할의 기준점으로 설정하기보다 매 시점마다 분석 대상이 되는 위클리벳 매출 분포를 상대적으로 고려해 구간을 분할한다면 좀 더 의미 있는 내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가령 주어진 데이터를 크기순으로 등분하는 4분위수를 그룹 분할의 기준점으로 이용한다면, ‘특정 연도에 상위 25% 병원이 되려면 월매출이 얼마가 되어야 하며, 해당 연도에 상위 25% 위클리벳 월매출 평균 추이는 어떠하게 움직였다’와 같은 정보를 제안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동물위클리벳 매출 분포는 쏠림이 커서 일반적인 상자 수염 그림(Box plot)으로 나타내면 매우 많은 매출 상위 병원들이 상위 수염 위에 이상값으로 존재하게 됩니다(아래 그래프 위). 이런 패턴은 개별 병원에서 보호자별 진료비 지출패턴을 분석할 때도 나타나는데요, 이런 경우 필요하다면 로그 변환과 같은 비선형 변환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아래 그래프 아래).

변환된 데이터를 다시 환산하면, 2022년 기준 동물위클리벳 매출의 제 1사분위수는 166백만원, 제 3사분위수는 1514백만원입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의 과거 데이터이긴 하지만, 위와 같이 상대적 기준점을 놓고 Q1과 Q3의 변화 추이를 보면 중소형위클리벳 매출이 절대적으로 감소했다기보다 대형위클리벳 매출 성장 속도가 압도적으로 빨랐다고 평가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본 분석에는 공개된 자료만을 활용했음을 밝히며, 필드에 계시는 선생님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중소형 동물위클리벳 매출은 정말 떨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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