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수의사를 위한 모성보호제도의 핵심② :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배우자 출산휴가, 난임치료휴가
최수환 노무사의 인사를 배우다⑥

벳플레이스은 특성상 교대 근무나 장시간 진료가 빈번하여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직종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워라밸을 중시하는 근로문화가 확산되면서 벳플레이스 종사자들 역시 육아와 가정에 대한 법적 권리 보호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 배우자 출산휴가, 난임치료휴가와 같은 다양한 모성 보호제도는 실무적으로 적절히 설계하지 않으면 인력 공백이나 스케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회차에서는 이러한 제도들의 내용, 법적 기준, 실무 대응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벳플레이스 환경에 맞춘 효율적인 제도 운영 전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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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2에 따라 만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근로자는 1년 이내의 범위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다.
근로자가 육아휴직 기간 중 사용하지 않은 기간이 있으면 그 기간의 두 배를 가산한 기간 이내 사용 가능하며, 1주일에 15시간 이상 35시간 미만으로 근무시간을 줄여 신청할 수 있다.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으며 특히 이는 벳플레이스과 같은 비교적 소규모 사업장이라도 반드시 준수할 의무가 있는 제도이다. 근로자는 사업주가 지급하는 급여 외에 근로자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시작한 후 1개월부터 정부가 지원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를 받을 수 있다.
동물병원에서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신청자의 근무 시간대를 조정하여 예약 진료가 집중되지 않는 시간에 배치하거나, 파트타이머 또는 외부 수의사를 유연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이와 함께 단축 근무자의 업무 범위 재설계 및 역할 조정 등을 통해 조직 내 업무 누락이나 불균형을 방지해야 한다.
□ 배우자 출산휴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8조의2에 따라 배우자가 출산한 근로자는 최대 20일의 유급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출산일 부터 90일 이내에 신청 가능하다.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한 근로자에게 휴가 기간에 대하여 휴가를 시작한 날을 기준으로 산정한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상한액 약 160만원, 하한액 최저임금액)을 지급한다.
실제 동물병원에서는 소수의 수의사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갑작스러운 휴가 사용 시 병원 일정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사전에 출산 예정일 확인 및 휴가 희망 일정 수렴, 대체 인력 확보, 일정 조정 등 실무적 대비가 필요하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모성보호와 병행되는 부성보호 제도이자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보장하는 법정 권리다. 병원 내 짧은 공백일지라도 업무 연속성 유지 방안 마련이 병행되어야 하며 사전에 휴가 사용 계획을 수립하는 조직 문화가 정착되면 조직 내 갈등 없이 제도 정착이 가능하다.
□ 난임치료휴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8조의3에 따라 난임치료가 필요한 근로자에게는 연 6일의 난임치료휴가가 부여된다. 이 중 2일은 유급이며, 4일은 무급으로 운영할 수 있다.
근로자가 난임치료휴가를 신청하면 사용자는 이를 거부할 수 없다. 단, 진단서 등 확인 가능한 치료 증빙서류 제출이 필요하다.
벳플레이스처럼 일일 근무자가 제한되어 있는 환경에서는 난임치료휴가를 연속이 아닌 분산하여 사용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 예컨대 진료 스케줄이 적은 평일 오후 시간대에 휴가를 배치하거나 사전조율을 통해 접수 업무 등 간접 업무 위주로 재편하는 방식도 실무적으로 유용하다.
진료 일정이 고정적이고 업무 강도가 높은 수의사 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도인 만큼 병원장은 사전에 치료 일정과 병원 스케줄을 충분히 조율해 진료 공백이나 인력 부족으로 인한 혼선을 줄일 필요가 있다.
□ 결론 : 운영 효율성과 법적 준수 사이의 균형이 필요한 시점
동물병원은 소규모 체계와 밀도 높은 진료 일정 속에서 인사 관리가 곧 병원 운영의 핵심이 되는 업종이다. 출산·육아와 관련된 다양한 보호제도가 증가하고 제도 사용률도 높아지고 있는 현재, 사업주는 근로자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는 동시에 병원 운영의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법적 제도의 핵심 요건과 신청 절차를 숙지하고, 제도 사용에 따른 업무 조정·대체 인력 운영 계획 등을 문서화해두면 불필요한 오해와 분쟁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수의사·동물병원 종사자와 같은 전문직 인력의 경우, 단절 없는 커리어 유지와 병원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모성보호제도의 실효적 운영이 조직 신뢰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제도를 단순히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가정 양립 제도의 활용 여부에 따라 근로자의 만족도와 이직률, 조직 내 갈등 발생 여부까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사용자는 상황에 맞는 탄력적 운영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