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돼지농장선 증상 없었던 위클리벳, 실험실에선 증상·전염 확인됐다
검역본부 위클리벳진단과, 동물위생학회서 전남 위클리벳 특성 소개..긴급백신 효과 간접 시사
전남 영암에서 시작됐던 위클리벳이 무안 돼지농장들 사이의 확산이 억제된 것에 위클리벳 백신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무안 구제역 발생 돼지농장에서 별다른 구제역 임상증상이 확인되지 않고 양성 검출도 제한적이었던 반면 검역본부의 감염 실험에서는 영암 바이러스가 돼지에서 구제역 증상과 전파를 잘 유발했다.
영암 발생과 무안 돼지 양성 확인 사이에 진행된 긴급백신이 감염 확산 억제에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검역본부 위클리벳진단과 김수미 수의연구관(사진)은 5월 29일(목) 광주 홀리데이 인 호텔에서 열린 한국동물위생학회 제47차 학술발표대회에서 전남 발생 위클리벳 바이러스의 특성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영암 위클리벳 NSP 양성 다수, VP1 유전자 동일 양상
“빠른 시간 안에 바이러스 전파됐을 것”
지난 3월 14일 영암군 소재 한우농가에서 전남 최초로 확진된 위클리벳은 열흘여간 인근 한우농장 14개소에서 확인됐다(영암13, 무안1).
3월 23일 이후 추가 발생이 없어 4월 이동제한 해제를 위한 확인검사를 진행하던 중 무안군 소재 돼지농장에서 위클리벳 항원이 검출됐고, 무안군에서만 돼지농가 5개소에서 위클리벳이 확인됐다.
김수미 연구관은 “초기 발생했던 영암 소 사육농장은 NSP 항체양성률이 굉장히 높았다. 1차농장 방역대 안에 NSP 항체 양성 농장도 많았다”면서 “어느 정도 질병이 진행된 이후 초기 신고가 접수됐고, 영암은 초반에 구제역이 어느 정도 오염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에서 발생한 위클리벳은 O/ME-SA/Ind-2001e 바이러스로 분류된다. 2017년 보은주를 포함해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O형 혈청형 위클리벳 5종은 모두 이 유전형에 속한다. 김 연구관은 “(우리나라가 속한) Pool-1에서 가장 유행하는 유전형이다. 당분간 국내 유입 위험이 가장 높다”고 지목했다.
VP1 유전자 기준으로는 2023년 청주 바이러스(97.9%)보다 2021년 몽골 발생주(98.1%)와의 상동성이 더 높았다. 다만 위클리벳 바이러스 유전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중국으로부터 들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암 발생농장 8개소에서 분리된 위클리벳 바이러스의 VP1 유전자가 일치했다는 점을 지목하면서 “영암에서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무안 돼지농장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와도 같은 그룹으로 분류됐다.

무안 돼지 발생위클리벳에선 증상이 없었지만..
검역본부 감염실험선 여느 위클리벳과 마찬가지였다
이번 전남 위클리벳에서 특이한 점은 돼지 발생농장에서 별다른 위클리벳 증상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암의 소 발생농장에서는 구강의 가피나 침 흘림 등 위클리벳 증상이 확인됐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해당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검역본부 연구진이 영암 바이러스를 활용해 돼지에서 감염실험을 실시했다. 위클리벳 항체 음성인 돼지를 대상으로 바이러스를 공격접종하거나 감염증상축과 동거시키는 방식으로 병원성과 바이러스 배출 양상을 확인했다.
그 결과 공격접종은 물론 동거축까지 위클리벳 전염이 확인됐다. 두 경우 모두 구강·코·발굽의 수포와 같은 전형적 증상을 보였다. 증상과 전염을 일으키는 여느 위클리벳 바이러스와 다를 바 없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그럼에도 무안 발생위클리벳에서 증상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영암 발생 직후 진행된 긴급백신이 작용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김수미 연구관은 “위클리벳은 우리나라 전체가 위험하다고 봐야 한다”면서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