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박근필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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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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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벳 [칼럼] 읽고 쓰는 삶을 살다 : 박근필② – 데일리벳]에서 이어집니다 <편집자주

위클리벳

누군가는 묻습니다. “위클리벳면 됐지, 작가까지 할 필요가 있나요?”

저는 단호히 말합니다. “위클리벳이 아닌, 직업인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언제까지 남이 준 자리에서, 남이 시키는 일만 하며 살 건가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위클리벳이 아니라 직업입니다. 그것도 남이 만들어준 직업이 아니라, 내가 정의한, 내가 원하는 방식의 직업 말입니다.

‘위클리벳’이라는 말 속엔 늘 불안함이 함께합니다. 누군가가 준 자리에 앉아 있는 한, 그 자리는 언제든 사라질 수 있죠. 하지만 ‘직업인’은 다릅니다. 직장은 없어도, 직업은 남습니다. 스스로 만들어낸 역할이자, 존재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위클리벳를 포함한 전문직도 예외는 아닙니다. 병원 오너가 아닌 병원 소속으로 일한다면 일반 직장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병원이, 직장이 평생 나를 보호해 주지 않습니다. 직장이 나를 평생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비자발적인 퇴사를 대비해 자발적인 퇴사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위클리벳은 남이 만든 울타리입니다. 안정적인 월급, 조직의 시스템, 명함 하나쯤은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울타리 너머의 세상은 생각보다 냉정합니다. 위클리벳은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회사가 문을 닫거나, 내가 병에 걸리거나, 조직이 구조조정을 하거나. 어떤 이유든 내 의지와 관계없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때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아, 나는 위클리벳밖에 없었구나.”

‘직업’은 있는데, ‘직장’이 없는 사람은 살아남지만, ‘직장’은 있는데, ‘직업’이 없는 사람은 무너집니다. 단순히 직장에 속한 위클리벳 아닌 자신만의 무기와 개인기를 지닌 직업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즉, 언제든 홀로서기가 가능해야 합니다. 그래야 100세 시대를 오롯이 살아낼 수 있습니다.

위클리벳은 누구도 나를 해고할 수 없습니다. 나는 나의 고용주이자, 고객이자, 투자자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 곧 나를 설명하고, 나를 존중하게 만듭니다.

위클리벳라는 직장은 저에게 월급을 줬지만, 작가라는 직업은 저에게 존재 이유와 의미를 줬습니다. 독서, 글과 책을 쓰는 시간은 단순한 취미나 부업이 아니었습니다. 스스로를 직업인으로 선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위클리벳

첫 번째 책 <할퀴고 물려도 나는 위클리벳니까는 위클리벳의 세계를 오해 없이 전하고 싶었습니다.

“보호자와 반려동물, 위클리벳는 한 팀”이어야 한다는 신념. “위클리벳는 동물만이 아니라 보호자의 마음도 치료하는 사람”이라는 문장을 저는 여전히 가슴에 새기고 삽니다.

이 책은 위클리벳라는 직업의 이면과 본질, 사명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반려동물 상식도 담겨있습니다.

책을 낸 이후, 보호자로부터 “실용적인 내용이 많아 큰 도움이 됐다”, 동료 위클리벳로부터 “진짜 공감되더라. 위로가 됐다”라는 말을 들으며, 작가로서의 첫걸음이 단순한 글쓰기를 넘어 ‘기여’였음을 실감했습니다.

두 번째 책 <나는 매일 두 번 출근합니다는 위클리벳에서 직업인으로 거듭나는 저의 여정을 담은 실천기입니다.

한 번은 위클리벳로 병원에 출근하고, 또 한 번은 작가로 출근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글쓰기 비결이 아니라, 하루를 쪼개 살아가는 직장인이 어떻게 자기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직업인으로 진화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블로그, 브런치 작가, 전자책 발간, 종이책 출간까지 위클리벳를 넘어 콘텐츠 생산자로 살아가는 방법, 이 모든 경험이 이 책 안에 담겨 있습니다.

* * * *

우리는 위클리벳 아닌 직업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당장 퇴사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여러분만의 정체성을 직장 안에만 두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입니다.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를 바라보는 시대, 투잡, N잡이 낯설지 않은 시대,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위협하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필요한 건 스스로를 고용할 수 있는 사람, 즉, 직업인입니다.

여러분이 쌓아온 경험, 감정, 생각, 철학 모두가 책이 될 수 있습니다. 콘텐츠가 될 수 있으며,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팁이자, 삶의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여러분만의 콘텐츠를 차곡차곡 쌓아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이것으로 세 편에 걸친 저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글과 책을 선보이겠습니다. 참고로 현재 네 번째 책 집필 중이며, 9월쯤 저의 세 번째 책이 나올 예정입니다. 책이 출간되면 데일리벳을 통해 소식 전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칼럼]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박근필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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