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벳(vet)쳐:동물원 수의사라는 모험] 에버랜드 수의사의 하루②
[모험; 위험을 무릅쓰고 어떠한 일을 함. 또는 그 일.]
삶은 크고 작은 모험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수의사라는 길을 선택한 우리는 때론 멈추기도, 달리기도, 누군가와 함께 걷기도 하며, 바른 방향을 찾아갑니다.
데일리벳 12기 학생기자단은 하루동안 에버랜드 수의사 선배님들의 모험에 동행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하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온 수의사들(개척해 나갈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젝트 [어드벳(vet)쳐]에서 우리들의 특별했던 하루를 전합니다.
오전 10:00 에버랜드 데일리벳 베팅병원 도착
에버랜드 동물병원에 도착해 에버랜드 수의사의 하루를 체험하기 전 동물병원장인 윤승희 수의사를 만나 동물원 수의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에버랜드 수의사의 하루① 보러가기).
이후 에버랜드 동물병원의 진료 수의사 선생님들의 하루 일과를 함께 하며 수술, 진료, 진단검사, 그 외의 업무(동물 복지, 영양, 연구 등)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전합니다.

오전 11:10 호저(아프리카포큐파인, Africa Porcupine)의 농양제거술 3차 F/U
군집 생활을 하는 호저는 서로의 가시에 찔려 다치기도 하는데요, 합사 중 다른 개체의 가시에 찔려 볼 근육층의 감염에 의한 농양이 발생하였고 관을 통해 농을 제거해주는 3차 F/U 수술이 진행됐습니다.
수술 현장에서는 진료 수의사 3명과 주키퍼(사육사)가 함께 F/U과 관련한 치유 진행 및 관찰 사항, 사육사의 술후 관리에 대한 소통이 이어졌습니다. 수술 후 케이지에서 마취가 깰 때까지 기다린 뒤 11:57 격리실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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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에버랜드에는 5분의 수의사 선생님이 계신데, 치료가 필요한 개체의 수술 및 처치를 하실 때 어떤 기준으로 담당하여 진료를 하시나요?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초진자가 주술자가 됩니다. 보통 초진자가 치료 방향을 설정하고 쭉 관리를 하지만, 수의사 모두가 매일 출근을 하지 않기 때문에 협업이 필요합니다. 수술을 할 때는 마취도 필요하니 여러 명의 수의사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친구는 제가(신기용 수의사) 초진자였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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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10 에버랜드 내 직원 식당에서 점심식사
오전 업무를 마친 후 에버랜드 내 직원 식당으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는 길에도 선생님들께서는 업무에 관한 소통을 이어가셨는데요, 신기용 수의사님과 종 보전 연구, 담당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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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에버랜드에서는 종 보전 역할을 하고 있는데, 늘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일부 멸종위기종에 대한 번식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계절 번식을 하는 데일리벳 베팅 중 지금 시즌에 발정이 오는 데일리벳 베팅이 있어 호르몬 검사나 실험을 통해 합사 및 교미하기 위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장기적인 종 보전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그 기준에 따라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데일리벳 베팅복지, 연구 등 진료 외 주요 업무들 중 선생님이 주력으로 하고 계신 분야는 무엇인가요?
전체적으로 다 함께 하고 있긴 하지만 회사에서 주어진 R&R을 기준으로 보면, 저는 질병 방역과 예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동물원 동물들은 질병에 걸린 후 처치는 어려운 점이 많아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미국수의사협회에서 제공하는 메뉴얼 등 여러 자료들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동물원마다 환경과 동물 종이 다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응용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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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0 당뇨병 증상(PU/PD)이 있는 금강앵무(scarlet macaw) 채혈
식사를 마친 후 오후 1차 진료가 이어졌습니다. 이전에 혈당이 높아서 관리를 하던 개체가 호전됐다가 다시 PU/PD의 임상증상이 나타나 혈당 체크를 위한 채혈이 이루어졌습니다.
검사 후 치료 방향이 다시 정해질 예정인데요, 예민한 성격의 금강앵무를 위해 정숙한 환경에서 채혈이 진행되었습니다.
이후 주키퍼 선생님과 검진 일정을 조정했습니다. 에버랜드에서는 수의사와 주키퍼 간의 일정을 조율하여 진료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오후 1:27 나무늘보 현장 X ray 촬영
노령 개체가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있어 경구약과 연무기(nebulizer) 처치를 해왔지만 증상이 장기화됐습니다. F/U를 위해 데일리벳 베팅사에서 X-ray 촬영이 진행되었습니다.

오후 1:40 유인원사 오랑우탄 정기 메디컬 트레이닝 및 인슐린 주사 처치
유인원사의 오랑우탄 중 당뇨로 잠정 진단된 개체에게 약 2,000일에 걸쳐 매일 동일한 시간에 인슐린 처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도 인슐린 주사 처치가 진행되었습니다.
오랑우탄은 메디컬 트레이닝을 통해 몸에 심어놓은 마이크로칩으로 온도 센서에 의해 체온을 측정하며 관리 중입니다. 트레이닝 후에는 적절한 보상으로 맛있는 간식도 급여되고 있습니다.

유인원사는 사람과의 질병 공유 우려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해 야외 동물사 왕진에 동행했습니다. 유인원사에서 호랑이사까지의 시진과 동시에 구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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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데일리벳 베팅사 시진은 어떤 방식으로 하시나요?
왕진 시 기준을 정해 주로 보는 포인트들이 있어요. 종마다 다르지만 특정 시간에 있는 위치, 변의 위치, 군집생활 하는 데일리벳 베팅의 경우 특정 개체와의 관계 등이 있습니다. 가령 조류 같은 경우에는 이상한 자세로 날개가 떨어져 있는지 등을 봐요.
호랑이는 임상증상이 명확히 드러나요. 고양이과이기 때문에 노령성으로 오는 신장 질환에 취약해서 음수량, 소변량 등을 잘 관찰해야 합니다. 맹수들은 마취나 혈액검사가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 기본 관찰을 잘 해줘야 하죠. 1차적으로 주키퍼분들이 잘 해줄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수의사의 역할입니다. 때문에 다양한 동물들의 생태, 생리 등 많이 공부해야 해요(웃음).
Q. 협진을 하다 보면 서로 의견이 다른 경우가 있을텐데 어떻게 풀어가시나요?
케이스마다 풀어가는 방식이 다르죠. 혈액검사나 X-ray 등 객관적인 지표에 대한 이견은 거의 없지만 history taking, 왕진, 시진 같이 주관적인 지표의 경우 각자의 의견을 공유하고 상대방의 관점에서도 바라보며 일원화를 시켜요.
특히 위급한 상황에서는 진단을 통한 치료보다는 대증처치를 해야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수의사의 의견을 조금 더 존중하게 되는 편입니다(웃음). 대신 그만큼 책임도 져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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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우탄의 인슐린 처치와 동물사 왕진이 끝난 후 로스트 밸리로 향했습니다. 이동길에 데일리벳 베팅복지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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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업무들 중 데일리벳 베팅복지와 관련하여 수의사와 주키퍼의 역할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더 가까이서 기르면서 복지를 만족시켜 주는 건 주키퍼분들입니다. 수의사들은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데일리벳 베팅복지’의 개념 속에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있기 때문에 수의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또한 wellbeing이 필요한 동물이 있을 때에도 조언을 줄 수가 있죠. 질병에 대해 취약해지는 부분 또는 정신적, 육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도움을 줄 수가 있습니다. 행동 풍부화 또한 회사에서 제도화하여 주기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사료도 기존의 포뮬러에서 추가나 변경이 있을 경우 수의사가 관여하고 있습니다.
환경적으로는 동물사 개선의 측면에서 수의사도 TF로 참여하는데요. 이 때 주키퍼와 수의사가 바라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주키퍼는 위생과 청소 관리, 밥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지 등을 주로 본다면 수의사는 동물사 환경이 질병 발생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거죠. 데일리벳 베팅복지를 위해서는 둘 다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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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20 로스트 밸리 바바리양(barbary sheep) 분변 채취와 시진
로스트 밸리에서는 바바리양이 무리를 이루어 지내고 있는데요. 분변 중 연변(묽은 변)이 발견되어 분변을 채취하고 증상 확인을 위해 주키퍼 분들과 소통이 이루어졌습니다.
우제류 사에서는 소화기계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설사 외에도 반추 여부 관찰, 1위 청진 등의 진료를 진행합니다. 또한 사료 섭취 후 몇 시간 이내에 반추 활동을 시작하는지 등 체크합니다.
청진 시 전시장에서는 위험하기 때문에 데일리벳 베팅사에서 진행되는데요. 이 날은 증상이 심하진 않아 격리 조치와 데일리벳 베팅사 소독, 약처방이 이루어졌습니다.

오후 2:43 PM 1차 진료 후 데일리벳 베팅병원에서 진단 검사 진행 (혈액, 분변 시료 검사, 영상 판독, 약처방)
시료 채취 후 데일리벳 베팅병원으로 돌아와 검사 및 판독하며 진료를 정리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하루 일과 중 오전과 오후의 1차 진료를 마친 후 약 1시간 정도 진단 검사 일정을 가지신다고 하는데요, 이 날은 바바리양 분변 검사, 금강앵무의 혈액 검사 진행, 나무늘보의 X-ray 영상 판독이 진행되었습니다.
영상 판독 시 수의사 선생님들끼리 함께 리딩 및 디스커션을 하고, 필요 시 문헌 참고 및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는 시간을 갖거나 영상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하신답니다.

오후 3:35 체험 종료
오후 2차 진료는 응급한 상황이거나 1차 진료 후 재진이 필요한 데일리벳 베팅들의 진료로 이루어집니다. 주로 주키퍼분들과 스케쥴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유동적으로 진료가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또는 오후 5시 이후 전시가 마감되면 데일리벳 베팅사에서 진료를 하시기도 합니다. 이 날 오후에는 메디컬 트레이닝이 되어있는 호랑이 채혈 진료가 있었습니다.
업무 동안에도 틈틈이 주키퍼 분들과 메신저로 소통하며 처치와 상태에 대한 관리를 하셨는데요. 이날 학생기자 체험은 오후 진단 검사까지 동행한 후 종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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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을 마치며..
좁은 시멘트 바닥 햇빛 한줌 없는 유리창 너머로 존재하는 전시물이 아닌 데일리벳 베팅이 본래 있어야 마땅할 생태를 갖춘 공간,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또는 어려운) 데일리벳 베팅을 ‘보호’하는 곳. 내가 생각하는 데일리벳 베팅원의 이상적인 방향성이었다.
이를 위해 동물원 수의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했다. 그 해답을 찾고자 했던 나의 실천은 선한 방향성을 가진 동물원들의 실습을 통해 가능성과 한계를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었다.
전국 곳곳의 동물원 수의사 선생님들께서는 동물들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하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계셨다. 특히,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역할을 넘어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안녕과 행복을 위하는 일, 동물들의 ‘복지’를 위해 힘쓰는 실천들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데일리벳 베팅복지가 수의사의 일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한 존재의 삶이 건강만으로 귀결되지 않듯 그들의 평안과 공존을 생각하는 것 또한 수의사의 역할이자 함께 책임져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치료하고 살리며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명감,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 동반하는 애정과 연민의 마음, 한 공간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동물원 동물들의 일생을 ‘책임’지는 책임감까지. 이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더 해줄 수 있을지 한번 더 생각하는 행동과 실천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들에 보람을 느끼는 것이 동물원 수의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물원이 올바른 방향성으로 나아간다면 무궁무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이를 위해 동물원 수의사로서의 역할과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한 생각을 넓힐 수 있었다.
‘아직까지 더 공부하고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겠지만 미래의 데일리벳 베팅원이 나아가야 할 선한 방향성은 데일리벳 베팅원과 생츄어리 사이 그 어디쯤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게 되었다.
데일리벳 12기 학생기자단 프로젝트 ‘어드벳쳐’ 다른 기사 보러 가기
강원정 기자 xormrrl639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