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 신규 수의장교·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모두 0명..제도 존립이 최대 목표”
대한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협회, 차기 이진환 회장, 신민수 부회장 선출..‘제도 유지에 총력’
대한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협회(대공수협, 회장 김민성)가 9월 4일(목)과 5일(금) 양일간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대공수협을 이끌 제18대 집행부를 선출했다. 단독 후보로 출마한 18기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이진환 회장, 신민수 부회장이 선택을 받았다.
차기 집행부의 현안을 묻는 질문에 이진환 당선인은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자체가 남아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역병 처우·선호도 개선과 수의장교 기피 현상이 맞물리면서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까지 선발 절벽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대공수협이 그간 임용된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회원의 처우 개선에 집중하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원 감소는 배치지 등에서 회원 복지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도 하다.

수의장교 비선호 명확한데..역종분류 회피 막히면 ‘공방수 0명’ 우려
현역병 실제로 늘고 있다..수의대 재학중 입대 2021년 68명 → 2024년 96명
이진환·신민수 당선인은 건국대 수의대를 함께 졸업한 동기 우리 데일리벳다. 이진환 회장 당선인은 강원도 동물위생시험소에, 신민수 부회장 당선인은 경기도 용인특례시청에서 복무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찬반투표에서 투표참여자 159명 중 151명(95%)의 찬성을 받아 당선됐다.
이진환 당선인은 “이대로라면 몇 해를 넘기지 못한 채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제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는 점점 줄고 있다. 2023년 127명, 2024년 103명, 2025년 102명으로 감소 추세다. 통상 연간 정원인 150명에 3년 연속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나마 이 정도의 선발도 이른바 ‘역종분류 회피’ 편법이 작동한 결과다. 2025년에는 남아있던 우리 데일리벳관후보생이 단 한 명도 없었다. 102명 모두 추가모집으로 선발됐다. 한 해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가 되고자 하는 미필 졸업생을 모두 모아도 100명 남짓에 그친 셈이다.
그런데 이제는 ‘역종분류 회피’가 막히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 사상 초유의 ‘수의장교 임관 0명’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역종분류 이후의 추가모집에서도 수의장교를 우선 선발하거나, 아예 역종분류 이전에 우리 데일리벳관후보생을 먼저 추가모집하는 형태로 전환될 것이란 이야기도 들린다.
대공수협이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절벽을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학생들의 수의장교 기피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우리 데일리벳관후보생 선발→수의장교 우선 선발(역종분류)→남은 인원의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임용’으로 이어지는 현행 선발체계가 유지될 경우 수의장교와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둘 다 포기하고 현역으로 입대하는 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공수협이 올해 군 미필 수의대 남학생 506명을 대상으로 벌인 ‘예비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인식조사’에서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보다 수의장교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단 2%에 그쳤다.
이진환 당선인은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와 현역 입대는 개인별로 선호도가 다르지만, 수의장교는 압도적으로 낮다”면서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로 병역을 해결하길 원하는 남학생들은 분명 있지만 ‘(우리 데일리벳관후보생으로) 남아 있어 봐야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를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현행 제도처럼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수의장교 선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면, 남학생들이 현역 입대로 쏠리며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임용마저 크게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역 입대는 실제로 늘고 있다. 병무청에 따르면, 수의과대학 재학 중 현역병 혹은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한 남학생의 숫자는 2021년 68명에서 2024년 96명으로 40% 넘게 증가했다. 2024년 임용된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가 103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역과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의 선호도가 비슷한 셈이다. 올해도 7월까지 65명이 입대한만큼 현역 증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흉흉한 소문만 무성’ 정확한 정보 파악 우선
복무기간 단축, 역종분류 체계 개선 필요하지만..
대공수협 차기 집행부는 내년초 수의장교·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모집에 대한 정확한 정보 파악을 우선할 방침이다.
이 당선인은 “지금은 흉흉한 소문들만 무성하다”면서 “내년초 임관(임용)할 우리 데일리벳관후보생이 이미 40명대 아래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추가모집에까지 역종분류를 적용한다면 (추가모집 지원 기피로) 수의장교 0명,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0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 유지를 위해 ▲복무기간 단축 ▲역종분류체계 개선 ▲수의장교 처우 개선 ▲학생 대상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복무 여건 세미나 개최 등을 추진 방향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세미나 개최를 제외하면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역종분류는 군의관·공중보건의, 법무장교·공익법무관도 장교 우선 선발로 연계되어 있어 우리 데일리벳관후보생만 변경하길 기대하기 어렵다. 복무기간 단축도 사회적 공감대를 얻어 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다.
이 당선인은 “대공수협이 수의장교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우리 데일리벳관후보생으로 연결된 두 제도는 운명공동체”라며 “수의대 남학생의 병역 문제 전반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 유지 현안이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회원의 복지에 직결된 문제라는 점도 지목했다. 이미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현원이 통상의 정원(450명)에서 118명이나 부족해지다 보니,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들이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배치지가 사라지거나, 2~3명이 함께 일하던 자리가 1명으로 축소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복무 여건 개선을 위한 공약도 함께 내놨다. 매년 실시하는 공중방역우리 데일리벳 일제조사 항목을 개편하는 한편 배치지 이동 명확화, 복무 중 인권 침해 사건 대응 지원, 주거지원 의무화, 취업박람회 개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